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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하반기 안녕, 23년 잘 가 👋🏻
23년도 가는구나. 23년에는 상반기 회고 한 번, 하반기 회고 한 번으로 마무리. 24년에는 다시금 매일 일기를 쓰고 매월 월기를 쓰겠노라 다짐을 해본다. 23년 하반기에 나는 무엇을 했나, 누구와 함께 하고, 어떤 생각들을 했나 돌아보며 적는 하반기 회고.
태도에 대하여
외부에서 오는 자극과 나의 반응 사이에는 '그 반응을 결정할 힘'이 있다. 그것이 바로 '태도'다.
생각해 보면 참 많은 일이 있었다. 좋은 일도 있었고, 슬픈 일도 있었고, 보람찬 일도 있었고, 속상한 일도 있었다. 어떤 일이 발생할지 예측할 수도, 그리고 통제할 수도 없지만 그 일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는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영역이다. 올해 배운 가장 큰 레슨런.
스스로의 싸움에서 지는 사람은 결코 다른 사람을 품을 수 없다고 한다. 큰 돈 역시 품을 수 없다. 조금 힘들더라도 스스로 그런 어려움을 통제할 수 있는, 적어도 그 상처를 남에게 전가시키지 않는 그릇을 키워야 한다. 결국 그 어려움을 감당하는 건 본인의 그릇의 크기에 달린 것이므로.
올해는 어렴풋이나마 내 그릇의 크기에 대해 깨닫게 되었던 것 같다. 나의 그릇은 아직 너무나도 작아서(아마 간장 종지...🥣) 가끔 내 감정조차도 넘쳐흐르는 때가 있었다. 그렇게 감정이 넘쳐흐를 때면 다른 사람을 돌아볼 여유가 사라져 버렸다. 표정은 어두워지고, 말투는 퉁명스러워지고, 행동은 방어적으로 변하고.
다시 한 번 그릇의 크기에 대해 생각해 본다. 발생한 일에 대해, 차오른 감정에 대해 어떤 태도를 보일 것인지 스스로 결정하면서 그릇의 크기를 키워나간다. 그릇의 크기가 커지다 보면 나의 태도 역시 점점 더 우아해지지 않을까. 위 이미지에서 글쓴이가 말한 것처럼 말투 멋지고 행동 친절하고 그런 게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침착하고, 여유를 잃지 않고, 누군가를 배려할 수 있는. 그리고 유머를 잃지 않는.
24년에는 내 그릇이 간장 종지에서 밥공기가 될 수 있기를 바라며 -
상반기 회고와 마찬가지로 정리해보는 하반기의 조각들 - 🧩
7월
-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머리를 단발로 싹둑 잘랐다.
- 기흥 메가박스에서 남편과 엘리멘탈을 봤다. (feat. 자막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더빙이라 꼬마들과 영화를 본 건에 대하여) 분명 재밌었던 것 같기는 한데 애기들 리액션에 영 몰입이 안 되어서... 아쉬운 기억으로 남아있다. 역시 집에서 조용히 영화 보는 것이 체질 😖
- 상반기 내내 허우적거리던 나를 보며 안쓰러우셨는지 대표님께서 밥을 사주셨다. 감사하고 또 감사한 분. 따뜻한 마음과 진심어린 조언에 용기를 낼 수 있게 되었다.
- 인생 처음으로 고양이 카페에 가봤다. 고양이들이 귀엽긴한테 뿜뿜하는 털을 감당하기가... 보는 것에 만족하자.
- 보너스 받은 기념으로 온 가족이 모여 모티마할에서 인도 커리와 난을 맛나게 먹었다. 평택 찐맛집으로 인정!
- 서비스 리뉴얼 오픈했다. QA하면서 말도 많고 탈도 많고 오픈하는 과정에서 크리티컬한 이슈도 있었지만 지금 돌아보니 너무 오래전 일인 것처럼 까마득하다. 서비스 오픈하고 나서 긴장이 탁 풀렸는지 완전히 몸살이 났더랬지. 24시간 중 20시간은 잔 듯하다. 자다가 식은 땀 엄청 흘리고 몸살로 덜덜덜.
- 7말 8초에 남편과 여름 휴가를 다녀왔다. 2박 3일 동안 강원도 평창 여행하면서 잘 먹고 잘 쉬었네!
8월
- 국비지원으로 도그냥님의 PO 강의를 수강했다.
- 여름 휴가를 함께한 23년도 인생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이렇게 가슴이 먹먹하고 진하게 여운을 남긴 드라마는 나의 아저씨 이후로 오랜만인 것 같다.
- 팀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2개의 TF가 생겨났다. 클래스와 커뮤니티 2개의 TF 킥오프. 이에 맞춰 KR도 조정되고 TF 구성원도 교체되고 하반기 업무 방식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그리고 드디어 스프린트 형태의 업무 방식을 도입했다.
- 기획은 2형식이다 책을 읽었다.
- 당근마켓 PO님과 리멤버 리드 PO님, 토스 PO님을 만나 자문을 받을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코어 밸류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던. 이러한 성장 환경과 기회에 감사하다.
-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인생에서 처음 겪어보는 영원한 이별. 그 소식을 듣는 순간 하염없이 눈물이 주륵주륵 흐르고 그날 밤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가슴이 미어질 듯이 많이 아팠다. 할아버지 그곳에서 평안하게 쉬셔요.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9월
- 서비스 오픈하고 나서 계속 말썽이었던 결제 쪽을 뜯어고쳤다. 결제 플로우 개선을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고 정책 정리하고 이후에는 QA 지옥... 서비스의 핵심 퍼널인 결제와 관련된 부분이다 보니 더더욱 예민해질 수밖에 없었던. 예상했던 기간보다 훨씬 더 배포가 늦어졌다. 충분히 버퍼를 뒀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는군. 배포하고 나서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곳에서 이슈가 터져버렸다. 부랴부랴 수습하고... 9월은 '결제'라는 단어 하나로 종결.
- 퇴근하고 금요일 밤에 맥주 한 잔씩 마시면서 남편과 열심히 알쓸별잡을 봤다. 이때 우리의 가장 큰 낙은 이 프로그램이 아니었을까.
- 팬베이스 책을 읽었다.
- 화성시 인구 100만 기념으로 향남 종합경기장타운에서 진행된 열린음악회를 보고 왔다. 그때 먹은 깡우동도 맛있었지!
- 남편과 화담숲으로 가을 나들이로 다녀와다. 날씨도 너무 좋았고 산책 코스가 워낙 잘 되어 있어서 걸어 다니면서 저절로 힐링되었던. 그리고 그날 먹었던 묵은지등갈비찜마저 갓벽!
10월
- 엄마와 쌍둥씨와 함께 1박 2일 호캉스[롯데호텔 28F 체크인]를 다녀왔다. 대학생 때 내일로 여행 다녀오고 나서 얼마 만에 함께한 모녀의 시간인지...🥺 안국 수와래에서 점심 먹고 청와대 구경. 파란 하늘과 파란 지붕이 너무나도 이뻐서, 다시 돌아오지 않을 이 순간을 남기고 싶어서 연신 사진을 찍었더랬다. 저녁에는 그 유명한 명동교자에서 뜨끈한 칼국수 먹고 경복궁 야간개장으로 마무리. 무려 2만 5천보를 걸었다! 다음날에 라세느에서 조식 먹고 덕수궁 구경하고 정동길 산책. 혜화로 넘어가서 드림아트센터에서 [제시의 일기] 뮤지컬을 봤다. 알차게 돌아다니고, 알차게 먹고, 알차게 사진도 찍고 더없이 행복했던 모녀의 1박 2일 여행이었다.
- 투자를 위해 추석 연휴 동안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열심히 임장을 다녔다.
- 환절기라 그런가 갑자기 찾아온 몸살과 감기가 너무 심해져서 수액을 맞았다. 인생 처음으로 마늘 주사라는 걸 처음 맞아봤는데 주사 바늘을 꽂자마자 입과 코에서 마늘 같은 냄새가 진동하더라. 조금 역하긴 했는데 그래도 빨리 회복한 것 같다.
- 워크샵 가기 전 한 번 더 Why를 소통하는 도구, OKR 책을 읽었다.
- 4박 5일 동안 양평으로 워크샵을 다녀왔다. 워크샵 동안 몰입하고 동료들과 대화 많이 하면서 싱크업할 수 있었던 시간.
- 미래의료재단에서 건강검진했다. 특명: 체지방을 줄여라...! 근데 건강검진 끝나고 코엑스 사이드쇼에서 즉석 떡볶이랑 버터갈릭감자튀김 먹고 응커피에서 교토라떼도 마심 🤣
- 10월의 마지막 주말에는 남편과 함께 서운산 등산을 다녀왔다. 생각보다 등산로가 가파르고 만만치 않아서 엄청 헉헉거렸다. 그래도 결국 정상 찍고(해냈다!) 민물새우 매운탕 먹었다. 등산하고 나서 먹어서 그런지 얼마나 맛있던지... 폭풍흡입!
11월
- 남편과 20km 걸었다. 걷기 대회 나가려고 연습 삼아 걸어본 것이었는데 2.7만보, 20km 찍어버림. 동탄2 최남단에서 출발해서 쭉 올라갔다가 동탄1로 넘어가서 도삭우육면 먹고 다시 또 쭉 내려오기. 걷다가 발가락 마찰과 골반 통증 때문에 힘들었다. 남편은 걷고 나서 발목이 퉁퉁 부어올라 한의원 신세를 졌다. 그렇게 걷기 대회는 안녕...😂
- 회사에 오고 가는 사람이 많았다. 새로운 동료와 호흡을 맞추는 것, 정들었던 동료를 떠나보내는 것은 그 나름대로 자극이자 스트레스였다. 익숙해질 법도 한데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는다.
- 투자를 잘 마쳤다. 1억 송금할 때는 손이 덜덜 떨렸던 것도 같다. 내년에 다시 전세 맞춰야 하는데 별일 없으면 좋겠다. 쑥쑥 자라거라 내 1호기! 인덕원에서 돈까스 먹었다. 계약 마무리하고 인덕원 에버그린에서 먹은 돈까스는 잊지 못할 것 같다.
-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책을 읽었다.
- 열반스쿨 중급반 수강을 시작했다. 오랜만의 조모임이었는데 참여하면서 에너지도 얻고 환경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 9월에 결제에 이어 11월에는 로그인&회원가입 쪽을 뜯어고쳤다. 하 힘들었다... 원래 TF 출범하면서부터 시작한 프로젝트였는데 결제라는 큰 덩어리가 생기고 계속해서 중간중간 이슈가 터지는 바람에 참 오래도 걸렸다. 다행히 고생한 만큼 배포하고 나서 지표가 쭉쭉 좋아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11월에 역대급 지표 찍었다. 상반기에 그렇게 고생했는데 드디어 빛을 보는구나.
- 0원으로 진행한 LIVE 포맷의 스터디 방송이 잘 됐다. 이게 될까, 이게 맞나 하는 의심이 들 때는 일단 하면 된다. 일단 하고 빨리 결과 보고 어떻게 더 잘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편이 훨씬 더 낫다는 것을 깨달았다.
- 결혼 2주년 기념! 남편이랑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영화를 봤다. 스토리에 대한 호불호는 갈릴지 몰라도 영상미 자체는 압도적이었다. 매해 결혼기념일마다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데 이번에도 인생네컷에서 사진을 남겼다. 침대 맡에 액자가 하나둘씩 늘어나는 것을 보니 함께하는 시간이 켜켜이 쌓여가고 있다는 생각에 행복하고, 또 감사하다.
12월
- 벌써 12월! 쌍둥씨와 만나 어둠속의대화 체험을 했다. 선물로 준 다이어리도 잘 쓸게! 😀
- 12월에는 책을 3권이나 읽었다. 열중 수강하면서 읽은 레버리지, 웰씽킹 그리고 올 한 해를 돌아보며 읽기 좋았던 최인아님의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 책까지. 밀리의 서재 서비스도 정말 좋다. :)
- 남편이랑 일출 보러 당진 왜목마을에 다녀왔다. 구름이 흐려 해 뜨는 것은 못 봤지만 오랜만에 탁 트인 바다도 보고 뜨끈한 순대국도 먹고. 가끔 이렇게 훌쩍 떠나면 생각이 정리되고 리프레시되는 것 같다. 고마워 남편!
- 뽀글뽀글 히피펌했다. 아마 내 인생에 다시없을 머리일 듯... 머리가 아주 푹신하다... 6.8만 원으로 사자가 되어버린 나(어흥 🦁)
- 크리스마스 연휴에는 대학로에 뮤지컬 보러 다녀왔다. 링크아트센터에서 아가사 크리스티 뮤지컬 봄! 135분 동안 무대에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몰입해서 봤다. 이 맛에 뮤덕들이 생기는 거구나. 1년에 한 번쯤은 (비싸더라도) 괜찮은 뮤지컬 공연을 봐야겠다. 그리고 소나무길에서 쪼리닭을 먹었더랬지 -
- 정작 크리스마스에는 집콕했다. 눈이 펑펑 내린 화이트 크리스마스였다. 남편이랑 집에서 영화 러브 액츄얼리를 봤다. 크리스마스에 딱 보기 좋은 영화. 스케치북 프러포즈 장면에 그런 비하인드가 있는지 처음 알았다...😳
- 23년도 마지막 출근일에 회사 종무식을 했다.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목표를 이뤄낸, 23년. 대단하고 멋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