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나를 증명하라 / 조연심
저자는 미래가 골드칼라의 시대가 될 거라 말합니다. 그리고 다가올 골드칼라의 시대에는 포트폴리오를 통해 스스로를 증명할 수 있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하죠. 여기서 한 가지 궁금증이 생깁니다. 과연 골드칼라 시대는 어떤 시대이며, 우리는 왜 포트폴리오를 통해 스스로를 증명해야만 할까요?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골드칼라의 의미를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골드칼라는 일할 때 입는 푸른색 작업복과 흰 셔츠에서 유래한 블루칼라나 화이트칼라와 달리 금처럼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창의력을 갖춰야한다는 의미에서 나온 말입니다. 산업 지형이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가운데 많은 석학들이 기술 발전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를 예측하고 있으며, 온라인을 통해 공유되는 단순 지식이나 검색하면 나오는 전문지식을 달달 암기하는 것만으로는 경쟁력 있는 일자리를 구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따라서, 바뀌어가는 세상에서는 바뀐 방식을 주도할 새로운 노동자가 요구되는데, 그 노동자들이 바로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아이디어 노동자, 골드칼라라는 것입니다.
골드칼라가 주도할 앞으로의 시대에는 산업시대의 제조업 기반이 아닌 디지털 경제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지식과 정보, 경험이 필요합니다. 디지털 경제에서는 IT산업과 인터넷 기반 전자상거래의 역할이 중요하고, 우리의 주요 경제활동인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 분배, 소비 등이 디지털화되고 네트워크화된 정보와 지식에 의존하게 됩니다. 한마디로 앞으로의 경제는 오프라인과 연결된 온라인 세상을 통해 결정된다는 뜻이죠. 이러한 디지털 경제 하에서 미국의 프리랜서 플랫폼 업워크는 2020년에는 미국 경제인구의 절반이 프리랜서 형태로 일하게 될 것이며, 그 규모가 470억 달러(약 52조 원)에 달할 것이라 예측했습니다. 실제로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재택근무가 일상화되었고, 프리랜서 형태로 일하는 것이 점점 더 자연스럽게 여겨지고 있죠. 이제 우리도 정말로 무소속 프리랜서로 살아갈 준비를 해야 할 때가 된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소속사가 있어서 내가 누구인지, 어떤 역량을 가진 사람인지 증명하지 않아도 사는데 무리가 없었습니다.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가 곧 내 소속사였고, 회사의 브랜드가 곧 내 브랜드였으며, 내 직위는 내 능력을 말해주는 바로미터였습니다. 회사에 속한 상태에서는 약간 실수를 하거나 어느 정도 게으름을 피우며 여유를 부리며 살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무소속이 되는 순간 소속이 주는 안정감과 영향력은 사라져버리고 맙니다. 무소속이 되면 아무도 일을 시키지도, 잘하고 있는지 점검하지도 않습니다. 무소속의 삶이란 바로 아무도 나를 책임져주지 않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 까닭에, 편안하고 안정된 삶 또한 보장되지 않죠.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실력이 없으면 어떤 보상도 받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말은 결국 스스로를 책임지기 위해서 자신의 능력과 재능을 증명하며 살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당신은 자신과 거래할 의사가 있는가?
당신은 정해진 시간 안에 무엇을 완성할 수 있는가?
그 일의 완성도는 시장의 기대 수준을 넘어서는가?
무소속 프리랜서가 될 때도 시장에서 거래 가능한 실력인가?
무소속 프리랜서가 된다면 지금 하는 일은 여전히 유효한가?
검증 가능한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는가?
저자는 이런 질문들이 지금 내가 나를 책임질 수 있는지 아닌지를 평가해줄 것이라 말합니다.
자신의 능력과 재능을 증명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것입니다. 자신 스스로 회사가 되어 이 회사의 주력상품은 무엇이고, 그 상품을 이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그리고 그 멋진 상품을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데 그것을 '프로젝트'라고 보면 됩니다. 프로젝트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상품성 있는 기술, 소셜 퍼포먼스 리뷰 능력, 그리고 인적자원을 구축하는 네트워크력이 필요합니다. 지식 그 자체가 아니라 스스로 어떤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며, 그 기술은 반드시 상품성이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저자는 '지금 하는 일이 바로 나 자신'이라는 사실을 인식하며 내가 누구인지를, 나라는 상품을 구체적으로 정의해보라고 조언합니다. 그다음으로 '나'라는 포장된 상품을 시장에서 주목받도록 만들기 위해 소셜 퍼포먼스 리뷰 능력을 키우라 말합니다. 눈에 띄지 않으면 폐기 처분되는 대다수의 상품 신세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내가 가진 탁월한 기술을 명확하게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마지막으로 나의 상품을 입소문 내주고, 더 넓은 인맥과 연결시켜줄 훌륭한 인적자원을 구축해 당신의 프로젝트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렇게 하나하나의 프로젝트가 포트폴리오가 되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얼마나 능력있고 매력적인 사람인지를 증명하는 데이터가 되어줄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수행했던 모든 프로젝트와 그 과정을 온라인에 기록하게 되면 당신 주변의 사람들은 당신이 시도한 프로젝트를 해당 분야의 일로 인식하게 되고, 그 일을 지속적으로 하게 되면 결국 그 분야의 전문가로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죠. 오프라인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모든 과정이 온라인 채널을 통해 콘텐츠로 유통되는 과정이 곧 브랜딩이며, 왜 그 일을 하는지, 그 서비스는 왜 필요한지, 다른 경쟁자들과 어떻게 차별화할 것인지, 당신이 이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면 어떤 혜택이 주어지는지, 지금까지 어떤 사람들이 이 서비스를 이용했는지 등을 온-오프라인으로 증명하는 과정 모든 게 브랜드의 자산이 되는 것입니다. 결국 핵심은 당신이 꿈꾸는 일을 그저 하나의 프로젝트로 간주하고 이것저것 시도하다 보면 필요한 포트폴리오를 얻게 될 것이고, 최종적으로 꿈꾸는 일을 하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저자가 말하는대로 내가 나를 책임지는 시대, 탈직업사회, 그러니까 무소속 프리랜서로 살게 될 미래는 더욱더 빠르게 다가올 것입니다. 코로나 사태는 불난 집에 기름 붓는 격이 되어 이러한 모습을 더욱더 가속화시키고 있습니다. 정답이 없는 시대에 스스로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내가 누구이고, 어떤 사람이 될 것이며, 무슨 일을 가장 잘하고, 앞으로 언제까지 무엇을 해낼 것인지를 증명해 보여야 합니다. 그렇게 찾은 자신의 정체성, 즉 아이덴티티를 바탕으로 자신을 시장에서 거래 가능한 상품으로 포장하고 온라인으로 연결된 세상에서 잘 팔아야 하는 시대인 것입니다. 급변하는 세상의 흐름 속에서 스스로를 고용하고 해매다 새로운 책을 내고 자신의 능력과 재능을 온-오프라인에 연결시키며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온 지 12년째, 저자는 '조연심'이라는 자신의 이름 그대로를 브랜드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이전 세대가 경험해보지 못한 스스로의 길을 만드는 방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개인의 역량과 창의력이 극대화된 골드칼라로 살아가고 싶은 사람 모두에게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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