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A학생, C학생, B학생 / 로버트 기요사키
대학생 때, 로버트 기요사키의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를 읽고 느꼈던 충격을 잊지 못합니다. 이 책을 읽고나서부터 '부자가 되려면 현금 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가져야 하는구나'에 대해 막연하게나마 이해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고 얻게 된 감동과 깨달음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고, 졸업에 맞추어 취직에 급급했던 저는 결국 또 한 명의 피고용인이 되고 말았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정해진 날짜에 정해진 월급을 받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죠.
물론 이렇게 직장인으로 살아가는 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직장에서 근무하며 보람을 느낄 때도 많고, 오히려 코로나로 인해 경제도 어려워진 마당에 매월 꼬박꼬박 월급을 받고 있는 것에 감사해야 할지도 모르죠. 그렇지만, 언제나 "한 발 더 나아가고 싶다"는 꿈을 꾸고 있습니다. 경제적 자유와 시간의 자유를 누리는 삶을요. 그래서 이번에도 로버트 기요사키의 또 다른 책, '왜 A학생은 C학생 밑에서 일하게 되는가 그리고 왜 B학생은 공무원이 되는가'라는 책을 집어 들었습니다.
책의 이름이 상당히 긴데요, 원서의 제목은 <Why "A" Students Work for "C" Students and "B" Students Work for the Government>입니다. 보통 원서에 대한 번역본을 낼 때 제목을 현지화해서 변형하기도 하던데 이 책은 곧이곧대로 그대로 번역해놓았더라고요. 책 제목이 길어서 저는 편의상 A학생, C학생, B학생으로 줄여서 부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로버트 기요사키의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를 처음 읽고 충격을 느꼈던 것처럼, 솔직히 말해 이 'A학생, C학생, B학생' 책을 읽는 내내 불편하기도 했고, 당혹스럽기도 했습니다. 여태껏 제가 살아온 인생, 그리고 제가 추구하는 인생이 A학생(Academics/학자형)의 전형적인 삶과 완벽히 일치했기 때문입니다. 열심히 공부해 좋은 성적을 얻어 좋은 대학을 졸업하고, 좋은 직장에 취직해 정해진 날 정해진 월급을 받고 월급을 쪼개 저금을 하고. 딱 현재 제 모습입니다.
하지만, 점점 더 안정성이 사라지는 이 현실 속에서 과연 저런 형태의 삶이 재정적 안정성을 보장해줄까요? 저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사회는 일자리를 얻어 돈을 벌려면 학교에 가라고 조언하면서도 돈에 대해서는 거의 혹은 전혀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책은 바로 그 점을 꼬집으면서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는 '금융 교육'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왜 우리나라 교육 과정에는 제대로 된 금융 교육이 없을까요? 저는 직장을 갖고 월급을 받고 나서부터야 금융이라는 분야에 조금씩 관심을 갖게 되었고,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더 제대로 돈을 불릴 수 있을까 고민하며 한창 재테크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금융 문맹률이 아프리카의 어떤 한 국가보다 높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물론, 아프리카의 그 어떤 한 국가를 폄하하려는 의도는 전혀 아닙니다. 그렇지만 나름 OECD 국가에도 속하고, 잘 사는 나라 축에 속하는 우리나라의 금융 문맹률이 저렇게 높다는 사실은 충격적이지 않을 수가 없네요. 저 역시 성인이 되고 직장을 갖고 나서야 금융에 대해 배워나가고 있는 처지라 크게 할 말은 없지만, 주변에 여전히 YOLO를 외치며 흥청망청 소비를 즐기는 분들을 볼 때마다 안타까운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소위 주요 과목이라고 불리는 국, 영, 수 위주의 수업도 중요하겠지만 금융에 대한 교육이 더 강화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책의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가 강조하는 금융 교육의 핵심 개념 중 하나가 바로 '현금흐름'입니다. 부자, 즉 자본가가 되기 위해서는 현금흐름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하며, 자산과 부채의 차이를 명확히 구분해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부자들과 빈곤층, 중산층의 진정한 차이는 '어디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있다고 말합니다. 부자들은 대차대조표 상의 자산을 획득하는 데 초점을 두는 반면, 빈곤층과 중산층은 얼마나 버느냐, 즉 수입에 초점을 둔다는 것이죠. 그런 까닭에 부자들은 끊임없이 현금흐름을 만들어 내 자산을 만들어내는 반면, 수입에만 초점을 맞추는 빈곤층과 중산층들은 무엇이 자산이고 무엇이 부채인지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오히려 엉뚱하게 부채만 키우게 됩니다.
부자와 중산층, 빈곤층은 돈을 버는 방법에서도 차이가 납니다.
(1) E사분면에 있는 봉급 생활자는 일자리를 갖고 있으며 봉급에 의존하는 사람입니다.
(2) S사분면의 자영업자와 전문직 종사자는 노동시간에 따라 수수료나 사례금을 받습니다.
(3) B사분면은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처럼 대규모 사업을 운영하는 사업가들이 있는 곳입니다.
(4) I사분면은 워런 버핏 같은 전문적이고 적극적인 투자가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로버트 기요사키는 자본가가 되기 위해서는 B와 I사분면에서 현금흐름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합니다.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현실 세계에서 답을 찾기 위해서는 '금융 지능'을 키워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B와 I사분면에서 요구되는 지식과 기술을 배워야 합니다. 자본을 마련하는 방법, 사람들을 이끌고 관리하는 방법, 사업을 설계하는 방법, 빚을 이용해 더 많은 돈을 버는 방법들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죠. 이러한 것들은 좋은 학교에 다닌다고 해서, 자격증을 많이 딴다고 해서 배울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앞으로 제가 어떤 공부를 더 해야 할지, 어떤 경험들을 해야 할지, 그리고 어떻게 현금 흐름을 창출해 내야 할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밤이네요. 변화를 위한 아무런 노력도 없이 그저 한 달에 한 번 정해진 월급을 받는 직장인의 삶에 안주하고 싶어 질 때, 다시금 집어 들게 될 책이 될 것 같습니다. 이상으로 로버트 기요사키의 'A학생, C학생, B학생' 책 리뷰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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