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아한 PM의 밤] PO 미신 - 파랑새를 찾아서 필사
우아한형제들 CPO 김용훈
❏ 그 옛날, 기획자는 어떤 일을 했을까?
- 디자인과 개발을 제외한 필요한 모든 일을 하는 사람들
- 그 당시에 우리가 얘기하던 스토리보드의 형태
- 에이전시나 IT 회사를 넘나들면서 2000년대부터 2010년까지 모바일 시대로 넘어오기 전까지 웹 기획자란 직군의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시장에 많아지게 되었음
- 그런데 왜 지금 서비스가 아니라 프로덕트라고 부르고 기획자가 아니라 PM이 많아졌을까?
=> 웹에서 모바일 시대로 넘어오면서 모바일 앱을 만드는 것이 중요해졌고, 앱을 만드는 것은 웹을 만드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자원을 필요로 함(개발 난이도도 높고, 필요한 기술도 많고...)
=> 단순히 웹을 잘 만드는 시대를 넘어서 많은 자본이 투입되고 시장이 커진 상황에서 '우리가 만든 앱'을 "어떻게 하면 더 잘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널리 퍼지게 됐고 방법론들이 공유되면서 이런 방법론 위에서 앱을 만드는 것이 당연해짐
=> 그래서 서비스 기획자를 프로덕트 매니저로 고쳐 부르기 시작한 이유가 어떻게 보면 이런 기술적인 변화, 우리가 다뤄야 하는 미디어의 변화에서 시작한 게 아닐까 생각함
❏ 프로덕트 시대, 기획자의 역할 변화
- 프로덕트 시대가 되면서 기존에 서비스를 만들던 웹을 주로 다루던 기획자들이 일하는 방식 역시 변화할 수밖에 없음
- 워터폴 방식에서 애자일 방식으로의 변화, 이전에 기획자가 a부터 z까지 모두 브로드하게 챙겼다면 분업이 되면서 어떤 업무는 TPM이 맡고, 어떤 업무는 QA 전문가가 맡고, PMO도 생기고 하면서 기획자의 역할이 점점 좁아지고 과거에 비해서 전문화되고 있음
- 이전에 기획자에게 스토리보드가 엄청나게 중요한 산출물이었다면, 이제 더 이상 프로덕트 매니저에게 이전과 같은 수준의 와이어 프레임이나 스토리보드를 요구하지 않음
=> 웹은 scene by scene으로 화면을 넘어가면서 페이지를 이동하는 방식이지만 앱은 하나의 덩어리 같은 느낌이고 누르면 seamless하게 자연스러운 흐름을 타는 것처럼 만들기 위해 트랜지션이나 애니메이션 같은 것들이 필요하고 이런 부분들은 기획자가 세세하게 정의하기 어려운 부분
=> 기획자나 PM이 아니어도 앱을 어떻게 만드는 게 좋을지에 대한 감각이 매우 상향 평준화되어 있고 거의 모든 사람들이 갖고 있음
=> "더 이상 프로덕트 매니저에게 차별화된 앱 경험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어떻게 하면 더 적은 자원으로 효과적으로 프로덕트를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고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
❏ PM에게 요구되는 자질은 무엇인가
- PM에게 요구되는 게 UX, Tech, Business라고 했을 때 이전의 기획자는 조금 더 UX에 많이 치중되었다면 지금의 경우에는 웹 보다 모바일 테크가 훨씬 더 뎁스가 있다 보니까 테크에 대한 지식과 감각이 더 중요해졌음. 아울러 무엇보다 최근에 PM이 많이 요구받는 게 비즈니스라고 생각함
=> 어떻게 비즈니스 밸류를 프로덕트를 통해 만들지에 대한 요구를 받고 있음
- 여러 가지 문제 상황들에 대해서 아이디어를 가지고 시장에 임팩트 있는 프로덕트를 만드는 것이 PM의 역할이라고 했을 때, 중요한 것은 바로 "아웃풋을 최소화하는 것"
=> 결국 PM의 역량과 전문성이라는 것은 어떻게 하면 가장 최소의 자원으로 최대의 임팩트를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 우리가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고민하는 이유와 동일함
❏ 배민에서 PM으로 일한다는 것
- 위와 같은 이유로 배민에서는 기획자 대신 PM이라고 바꿔 부르기 시작했음
=> 어떻게 불리느냐에 따라 일이 정해지는 느낌
- 원래는 L직군이 기본 직군이고 레벨 1~5가 있는 내부에서 역량을 평가하는 기준인데 이 직군에서 T직군은 이미 몇 년 전부터 분리돼서 나왔었음. P직군은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L직군에 포함되어 있었는데 올해 P직군으로 따로 분리를 하였음
- 프로덕트 매니저는 P직군이고, P직군에 대해서 연봉 테이블 역시 함께 높여가고자 함. 프로덕트 매니저가 일을 잘 하는 것이 개발 성과를 내는 데 엄청나게 많은 기여를 한다고 생각함
❏ 그러면 PO는요?
[PM과 PO에 대한 인식의 차이]
- PO는 사실 어떤 직군이 아니라 역할임. 기민하게 의사결정하면서 프로덕트를 계속 좋게 만들어나가기 위해 일의 진행 방법으로서 스크럼을 돌고 있는데 그 스크럼 안에 보통 스크럼 마스터도 있고, 프로덕트 오너도 있고, 개발자도 있고,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들어가는 경우도 있고. 이때 프로덕트 오너라는 사람은 그 안에서 사용자를 대변해서 사용자의 입장을 전파하여 프로덕트 가치를 높이기 위해 의견을 개진하는 역할, 이 의견이 왜 유효한지 개발자를 설득하거나, 우선순위를 결정하거나, 백로그를 관리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함
-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측면(학문적인 측면)에서 보면 PM이 PO보다 더 넓은 관점
=> 🙋🏻♀️ PM은 전체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제품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는 사람, 제품의 비전을 제시하고 고객을 이해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프로덕트 로드맵을 만드는 사람
=> 🙋🏻♀️ PO는 PM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디테일, 그리고 스크럼 단위 내에서 유효한 역할. 스크럼이 도는 동안에 어떻게 하면 효과적인 결과물을 딜리버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 오히려 비전을 만들기보다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서 어떤 우선순위를 가지고 백로그를 만들면 좋을지 고민하는 사람
=> "어, 내가 알고 있는 PO하고는 약간 다른데...?"
우리나라에서는 훨씬 더 큰 의미로 PO가 이해되고 있음(테크 브랜딩 측면에서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 PO 중심으로 홍보를 많이 했고 그들의 성공 실적과 맞아떨어지면서 PO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고 생각함)
❏ 스타트업에서 PO의 역할
- 특히, 스타트업의 경우에는 프로덕트에만 집중해서 프로젝트의 밸류를 높이고 투자자에게 우리의 밸류를 인정받아서 더 많은 투자를 받고 티핑 포인트를 넘어야 하기 때문에 이렇게 일할 때는 PO 중심의 빠른 프로덕트 개발 방법이 당연히 유효하고 중요함
- 스타트업에서 J커브를 그리고 끝이 아니라 계속 성장시켜 나가야 하기 때문에 한 번의 성공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번의 성공을 반복해야 함. 한 번의 스윗 스팟을 경험해 본 사람들은 고객에 대한 감각, 마켓에 대한 감각 같은 것들이 있기 때문에 동일한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두 번, 세 번 성공하는 프로덕트를 만들어 낼 성공 확률이 높아짐
- 이렇게 프로덕트를 키워나가면서 규모도 커지고, 조직도 커지고, 시장에서 네임 밸류도 좀 알려지고 하면 온전히 이전의 프로덕트에만 집중하고 프로덕트가 전부인 것처럼 일하던 상황을 지나 설득해야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단계에 이르게 됨
- 완숙기에 접어들면 프로덕트 밸류보다는 비즈니스 밸류가 더 중요해지는 시기가 옴. 어떻게 매출을 낼 것인지가 더 중요해지고 매출이 그 회사의 프로덕트 가치를 대변하는 순간이 오게 됨. 이 시기에 회사에서 내려지는 프로덕트에 대한 의사결정도 프로덕트 조직이나 PO가 온전히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여러 이해관계자들과 조율하면서 진행해야 함
=> PO가 할 수 있는 의사결정권, PO가 핸들할 수 있는 자원의 크기들이 달라질 수밖에 없음
- PO는 특정 상황, 특정 시기, 특정 조건에서는 성과를 내기 매우 좋은 역할일 수 있음. 그런데 그게 우리 시장을 모두 관통하는 모든 회사가 PO 중심으로 조직을 만드는 게 당연하고 그게 성과를 낼 거라고 확신할 수는 없음
❏ 배민에 PO는 없나요?
- 위 관점에서 봤을 때 배민에서는 시장에서 일반적으로 얘기하는 PO의 역할이 유효한지, 과연 우리에게도 필요한지 생각해봤을 때 아니라고 판단하였음
- 프로덕트 오너가 충분히 유효한 레이블일 수는 있겠지만 범용적으로 모든 상황에 쓰이기에는 적어도 한국적인 특수성에서는 효과적으로 워킹하지 않는 상황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함
- 그래서 배민에서는 기존에 기획자라고 불렀던 직군을 PM이라고 정정해서 부르고 있음
- PM, PO라는 단어의 의미, 방법론, 역할에 대해 너무 매몰되지 말자. 내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내 주변을 먼저 바라보고 내가 어떻게 나답게, PM으로서 일할 수 있을까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함. 옆 집의 파랑새를 쫓아다니기보다는 그럴 시간에 좀 더 우리 집에 있는 새를 돌보는 게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
❏ 느낀점/BM
세션을 듣기 전 단순히 기획자보다는 PM이, PM보다는 PO가 더 대단하고 중요한 일을 한다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번 세션을 듣고 배민에서는 어떤 합의 과정을 거쳐 PM이라는 용어로 직군을 통일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들이 생각하는 PM과 PO의 차이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고, 기획자로서 내 역할과 가치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단순히 기획자로서의 역할을 넘어 (배민이 정의하는) 역량 있는 PM이 되기 위해서는 효율을 중시하고 최소한의 자원으로 최대한의 아웃풋을 뽑아낼 수 있어야 한다. 세션에서 언급된 것처럼 기획자나 PM이 아니어도 거의 모든 사람들이 프로덕트의 UX/UI에 대한 감각이 상향 평준화되어 있다는 말이 정말 와닿았고, 궁극적으로 기획자로서의 내 역량이 UX/UI에서 차별화될 수 없다는 것도 매우 공감이 되었다. 내가 어떤 분야에서 좀 더 전문성을 가지고 1등 기획자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앞으로 좀 더 성찰하고, 부딪혀보고, 배워나가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일단 기술적인 지식과 사업적인 감각을 키워나가야 할 듯…😅)
회사의 상황과 조직의 구성에 따라 기획자/PM/PO라는 명칭에 상관없이 요구되는 역량과 역할, 책임 범위가 다를 수 있다. 물론 어떤 명칭으로 불리느냐에 따라 자신이 느끼는 롤을 다르게 받아들일 수도 있겠지만, 세션에서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처럼 내가 속해있는 조직을 바라보고 우리의 상황을 이해하고 여기에서 내가 나답게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실제로 어떻게 성과를 낼 것인지에 대한 고민과 행동이 더 중요한 것 같다.
+) 내용적인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장표의 구성, 기승전결의 흐름, 발표 스킬까지 모두 완성도 높은 세션이라고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