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아한 PM의 밤] PO 미신 - 배달이 내일 오는 거 봤어요? 필사
우아한형제들 커머스프로덕트실 | B마트서비스팀 팀장 김민경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배달의민족'하면 역시 배달 → '배달'에 집중하기로 함
🤔 고민의 출발점: 우리가 잘 하는 건 역시 배달인데 꼭 음식만 배달해야 할까?
오늘 시키면 내일 오는 것 말고 오늘 시키면 바로 가져다주는 거 우리가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세상의 모든 걸 우리가 다 배달해주면 어떨까? 그래 한 번 해보자!
그런데 음식 배달만 하던 배민 앱에는 가게 목록과 메뉴만 보여줄 수 있는 아래와 같은 화면 밖에 없었음
"음식 이외에 다른 것은 어떻게 보여줘야 할까?"
✔︎ 이것이 바로 배민에서 커머스를 하려고 할 때 맞닥뜨린 상황
우리는 이 상황을 과연 어떻게 해결했을까?
"다 때가 있다"라는 말이 있다.
커머스 서비스 하고 싶으면 할 수 있게 만들면 되지 않나?
만드는 건 쉬운데 모든 것은 다 때가 있고, 프로덕트가 완벽히 준비될 때까지 고객과 시장은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우리가 언제, 어떻게, 무엇을 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음식 이외에 다른 상품을 보여주고 싶은데 배민 앱에서 상품을 보여줄 수 있을만한 화면이 없었음
이 상황에서 기존에 운영하고 있던 플랫폼은 최대한 유지하면서 조금씩 바꿔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게 됨
✔︎ 이때는 프로덕트의 완성도보다는 빠르게 시장 반응을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했기 때문
어떻게 프로덕트 대응을 할 수 있을까 하고 보니
[배달 음식을 확인하고 주문하는 흐름]이 [상품을 확인하고 주문하는 흐름]과 매우 유사하였음
상이한 부분은 1) 가게 대신 상품들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 2) 그리고 주문이 이루어지고 나면 사장님들이 조리를 하는 것 대신에 물류센터에서 상품 포장을 해야 했음
✔︎ 있는 것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상이한 부분만 개발범위를 가장 작고 간단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함
서버와 클라이언트의 연동 구조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UI만 커스터마이징을 하고
기존에 전혀 없었던 물류 재고 진열과 포장을 위한 백엔드 시스템을 아주 간소하게 만들었음
제일 처음에 오픈했던 배민 커머스의 시작, B마트 전신인 배민마켓의 초기 UI
우리가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는 커머스랑은 모양이 좀 많이 달랐고 세련되지도 않았음
그런데 배민 앱을 계속 사용하던 고객들은 뭔가 어색하긴 해도 그럭저럭 잘 사용을 했음
고객들로부터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으면서 바로 다음 단계를 준비
다음 단계는 제대로 된 커머스 서비스를 해보기 위해 커머스 전용의 신규 플랫폼을 구축하는 일
기존의 배달의민족 플랫폼에서 독립된 형태로 커머스 전용의 전시상품 주문시스템을 만드는 일이었는데,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음식 배달과 커머스 서비스를 한 곳에서 처리하기에는 제약사항이 많다고 판단했기 때문
예를 들면, 음식을 파는 가게의 메뉴는 많으면 한 수십 개 정도가 있을 수 있는데 커머스 상품은 수십만 개가 있음. 이 다른 특성을 한 시스템에서 다루기에는 제약사항이 많았음
커머스 서비스를 하려고 봤더니 필요한 것들이 아주 많더라.
이 두 번째 단계에서는 신규 플랫폼에 꼭 필요한 게 무엇일까라는 것부터 일단 집중을 하였음
기존 플랫폼과는 특성이 상이해서 문제 될 만한 부분들은 신규 구축을 하기로 하고, 그동안 배민마켓 운영하면서 부족하다고 판단했던 부분도 새로 만들기로 함
✔︎ 커머스 상품을 다룰 수 있는 상품 시스템, 이 상품들을 장바구니에 담고 주문할 수 있도록 처리하는 주문 시스템, 그리고 고객 프로모션을 위한 쿠폰 시스템을 새로 만들기로 하였음
✔︎ 추가적으로 배민마켓이 소규모 지역 서비스이기 때문에 물류센터가 배달할 수 있는 배달 권역을 관리할 수 있는 지역 관리가 필수로 필요하였음. 그러다 보니 지역관리시스템도 새로 만들고 물류센터에서 재고 관리하고 주문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까지 새로 만들기로 하였음
이렇게만 보면 규모가 엄청난 프로젝트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여기에서 한 번 더 판단하고 결정해야 하는 순간이 오게 됨
우리는 항상 한정된 자원과 시간 내에서 무언가를 만들어야 하는데 과연 도대체 어디까지 해야 하는 것일까?
전시영역의 UI가 세련되다고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의 변경만 하였음
왜냐하면 이번 단계의 목적은 커머스 서비스 확장에 대비한 신규 플랫폼 구축이었기 때문
이 과정을 거쳐서 신규 플랫폼을 활용한 배민마켓 서비스가 탄생하였는데 아래와 같은 모양이었음
아직도 뭔가 좀 어색한 느낌...!
그럼 이다음 단계에서 우리는 무엇을 했을까?
이번에는 지난 단계에서 새로 구축한 신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본격적인 커머스 서비스를 해보기로 함
이왕 시작한 거 배달의민족이 커머스도 한다는 것을 좀 더 널리 알리고 제대로 서비스 한번 꾸려보자는 생각이었음
이 과정을 거쳐서 탄생한 프로덕트가 지금 여러분들이 모두 알고 계신 B마트!
이 시점에 우리는 우리만의 특색을 강조하는 서비스 개편에 집중을 하고 배달의민족다운 커머스가 뭘까라는 고민을 많이 하게 되었음
'주로 언제 배민 앱을 켜게 될까?'를 생각해보니 배고플 때, 뭐 먹고 싶을 때 배민 앱을 켜게 됨
여기서 우리가 다시 한 번 처음에 커머스 서비스 시작할 때 했던 생각을 떠올리게 되었는데...!
우리는 세상에 모든 걸 다 배달해보자는 생각에서 시작을 했는데 우리 사용자들은 먹을 것을 찾을 때 배민 앱을 켜더라.
우리는 계속 이걸 어떻게 하지?라는 고민들을 하다가 결국 먹을 것에 집중하기로 함
우리 고객은 먹을 것이라는 아주 명확한 요구를 가지고 있기 때문
한 번에 너무 많은 것을 하려고 하지 말고 우리가 잘하는 것, 그리고 명확한 것에 집중을 하자는 판단이었음
대신에 완성된 음식이 아니라 내가 완성해야 하는 음식을 배달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것
"이렇게 한 번 먹어볼래요?" 하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
그리고 이 시점에 B마트를 통해서 사람들의 생활을 혁신하자, 냉장고를 혁신하자는 큰 비전을 품게 되었음
보통 직접 마트에 간 김에 많이 사서 냉장고에 많이 쟁여두는 형태의 장보기를 많이 하는데 이런 소비 패턴을 "필요할 때마다 그때그때 B마트를 통해서 쉽게 구매하고 받아볼 수 있는 패턴"으로 변화시켜보자는 원대한 꿈이었음
이런 치열했던 고민들이 모여서 오픈한 B마트
초소량 번쩍 배달의 시대, B마트가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배달의민족에서 커머스를 시작하기 전에 오늘 시키면 내일 오는 것 말고 지금 바로 오는 걸 우리가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지금 바로 오는 커머스를 배달의민족이 시작을 했고 이것을 대대적으로 알리게 된 것
이후에 B마트와 같이 바로 배달을 해주는 퀵 커머스가 시장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함
이제는 배민에서 커머스를 한다가 아니라 퀵커머스 시장에서의 우위 선점이 아주 중요해졌음
때가 바뀐 상황!
그래서 우리는 정식 서비스를 런칭한 이후에 직면한 이러한 시장의 변화에 맞춰
퀵 커머스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비즈니스를 공격적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었고
이를 위한 각종 프로덕트 개선 작업을 진행하였음
신규 고객 확보하고 지속적으로 매출 견인할 수 있도록 각종 기능들도 넣고
상품 구색이 이제 많이 확대되고 있으니까 구매 여정에서 경험하는 상품 탐색과
발견에 사용성을 개선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작업을 추가적으로 진행하였음
그리고 B마트 서비스 오픈 범위에 포함하지 못했던 부가 기능들도 제공하면서 프로덕트의 완성도를 강화시키려고 노력
이런 과정을 거쳐서 다시 한번 진화한 B마트의 모습
처음과 비교했을 때 이제 우리가 좀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는 커머스의 모양새를 좀 어느 정도 갖추고 있는 것처럼 보임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확장시킬 수 있는 프로덕트 모양새를 얼추 다 갖추게 되었다!
그런데 이때 우리가 다시 한번 B마트 서비스를 런칭하면서 품었던 원대한 꿈을 다시 한 번 떠올리게 됨
"냉장고를 혁신하자"는 비전
=> 과연 지금의 B마트는 이러한 우리의 비전을 담을 수 있는 프로덕트인가?라는 의문을 갖게 됨
그리고 우리는 초소량 번쩍 배달의 시대를 지나서 다음 시대를 그리게 됨
"장보기도 즉시 배달하는 시대"를 그리고 있는 중!
단순히 지금 바로 먹고 싶은 아이스크림이나 과자, 이런 것들을 주문해서 배달받아 보는 것이 아니라
오늘 저녁에 삼겹살을 구워 먹고 싶으면 필요한 재료들을 모두 B마트를 통해서 주문하고 바로 받아볼 수 있는 그런 세상
이러한 비전을 가지고 우리는 그동안 갖추어 온 기본기를 바탕으로 주류 장보기 서비스로의 도약을 위해서 여러 가지 사용성 개선을 진행하고 있는 중
'편리하다는 게 뭘까?' 이런 생각을 자주 했는데
너무 자연스러워서, "아 이게 정말 편리해"라는 생각을 가질 겨를 조차 없는 게 정말 편리한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음
예를 들어, "어, 이거 어떻게 알고 내가 지금 필요한 게 있었는데 들어갔더니 바로 나한테 보여주네?" 뭐 이런 것들, 이런 생각을 할 겨를조차 없이 들어갔더니 보여서 때마침 필요해서 바로 담아서 살 수 있는, 이런 것들이 진정한 편리함이 아닐까 라는 생각들을 많이 하게 되었음
우리는 이러한 편리한 고객 사용성 제공을 위해서 이러한 질문들을 많이 하고 있다.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우리가 직면한 문제는 뭔지, 이 문제를 겪는 고객들은 어떤 행동 양상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에는 뭐가 있을지, 그리고 이러한 방향은 우리의 목표에 부합하는지?
이런 질문들을 바탕으로 가설을 세우고 실험하고, 그 결과를 또 분석하고 그 안에서 또다시 개선점을 찾는 사이클을 계속해서 반복하면서 우리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가는 프로덕트를 만들기 위해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과정을 거쳐서 B마트가 이렇게 진화를 해왔다.
그리고 또 프로덕트가 이렇게 진화하는 동안에 비즈니스도 이렇게 성장했다.
배민마켓 시절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거래 추이
✔︎ 비즈니스는 프로덕트를 기반으로 꾸려지기 때문에 비즈니스 성장을 위해서 필요한 요구사항을 구현하고 제공하는 것은 프로덕트의 당연한 역할이고 또 프로덕트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우리 프로덕트가 제공하는 고객 가치가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구현하는 것도 우리의 역할임
각각의 때마다 각 단계의 진행 과정 중에 우리는 수없이 많은 조율과 판단과 결정을 했어야 했는데
PM 혼자 단독으로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었을까?
설사 PM이 혼자서 결정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고 하더라도 프로덕트뿐만 아니라 비즈니스도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을까?
PM은 프로덕트를 이끄는 책임자로서 프로덕트를 둘러싼 여러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각 때마다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판단하고 어떻게 진행할지를 결정함
B마트에서 수행했던 배민 커머스로의 여정에서 볼 수 있었다시피,
우아한형제들의 PM은 고객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프로덕트의 전략과 방향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수립하여 필요한 모든 자원을 활용하여 직접 실행함으로써 더 나은 고객가치를 창출
그리고 오늘도 우리 B마트, 그리고 우아한형제들의 모든 PM들은
문 앞으로 배달되는 일상의 행복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열심히 달리고 있다!
❏ 느낀점/BM
배민이 배달 앱을 넘어 어떤 과정을 통해 커머스로 성장할 수 있었는지,
그리고 어떤 판단과 결정을 통해 'B마트'라는 어엿한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었는지 배울 수 있었던 세션.
역시 "짜잔!"하고 완벽한 모습으로 세상에 태어나는 서비스는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15분간의 세션을 통해 컴팩트하게 설명을 해주시긴 했지만, 실제 프로덕트가 MVP에서 제대로 된 모습을 갖추기까지 얼마나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을지 눈앞에 선명히 그려졌고, 강연의 마지막 부분에서 B마트 서비스의 성장세에 대한 그래프를 보여주실 때는 '내 새끼가 이렇게 많이 컸어요!'라고 PM으로서 자랑하고 싶어 하고 뿌듯해하는 마음이 느껴져서 나 역시 절로 엄마 미소를 짓게 되었던 것 같다. 😄
기존에 운영하고 있던 플랫폼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작게, 작게 테스트를 반복하고 시장 반응을 확인하다가 성공 가능성을 목도했을 때는 과감하게 드라이브를 거는 모습이 인상 깊었고, 그와 동시에 "배달의민족다운 커머스가 무엇일까"라는 끊임없는 고민으로 결국 "냉장고를 혁신하자"는 비전을 품게 되었다는 스토리가 마음에 와닿았다.
그리고 프로덕트를 개선하는 중에도 "냉장고를 혁신하자"는 비전을 잃지 않고, 프로덕트가 비전에 맞게 제대로 가고 있는지, 우리가 의사 결정한 방향이 비전과 일치하는지를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과정이 B마트의 가장 주요한 성공 요인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프로덕트를 기획하고, 개선할 때 늘 언제나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우리가 풀려고 하는 문제는 무엇인지", "우리가 해결책으로 제시한 방향이 우리의 목표와 부합하는지", '우리가 제시한 해결책은 고객의 문제를 정말로 해결하고 있는지"를 항상 떠올리며 기준을 잃지 않는 기획자가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