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기록의 쓸모 / 이승희
'숭'님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팔로우하고 있습니다. 시시각각 여러 가지 형태로 다양한 영감을 주는 콘텐츠를 끊임없이 생산해내는 이 계정을 운영하는 사람은 도대체 누굴까 궁금했습니다. 최근에 한창 블로그 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는터라 어떤 식으로 콘텐츠 아이디어를 얻고, 사람들이 반응하는 콘텐츠는 무엇일까 힌트를 얻고 싶기도 했거든요.
그런 점에서 <기록의 쓸모>라는 책은 작가의 기록의 발자취를 한 발 한 발 따라가보는 책입니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고민의 순간에서, 특별한 여행 중에서 발견하고, 느끼고, 떠오르는 모든 영감을 붙잡은 기록들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매일의 기록을 본인의 일과 어떻게 연결 지을 것인지, 어떻게 더 나은 생각으로 발전시킬 것인지, 어떻게 나를 성장시키는 밑거름으로 삼을 것인지를 함께 고민해보는 것이죠.
블로그에 글을 쓰다보면 속된 말로 있어 보이고 싶은 마음에 저도 모르게 글에 힘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떻게 하면 재밌고 읽기 쉬운 글을 쓸 수 있을까가 아닌 어떻게 하면 내가 멋있어 보이는 글을 쓸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는 저를 발견하곤 합니다. 기록의 쓸모는 이런 고민에서 나오는 게 아닐 텐데 말이죠.
앞으로는 이렇게 긴 글의 형태뿐만이 아니라 사진으로, 영상으로, 그림으로 제 안에 떠오르는 다양한 생각과 느낌들을 러프하고 스피디하게 기록해보는 것도 좋겠다 싶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재빨리 저도 인스타그램 영감 계정을 하나 개설했는데, 앞으로 하나하나 차곡차곡 채워나가려구요. :) 블로그만큼이나 흥미로운 시도가 될 것 같습니다. 스쳐 지나가는 잠깐의 생각들을 진솔하고 담담하게 풀어내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네요. 이런 짤막한 생각이 다른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친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죠!
아래에는 책을 읽으면서 간직해두고 싶은 내용을 몇 구절을 정리해보았습니다.
p. 70
일 잘하는 사람들은 공유를 정말 잘한다. 회의를 했다면 회의록을 공유하고, 어떤 일이 진행되고 있다면 진행상황을 팀원들과 공유하자. 그리고 모든 일은 기록되어야 하며 남겨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메일을 쓰자. 일의 진행상황에 대한 공유와 기록은 넘치게 해도 좋다고 생각한다.
p. 74
무례한 줄도 모르고 예민한 티를 내는 하수가 되고 싶지는 않다. 어디서든 ‘나 예민해’라고 말하기 전에 그만큼 기민하게 상대방을 헤아려본 적은 있는지 스스로 물어보리라 마음먹는다. 그만큼 성과를 냈는지도.
일은 예민하게 잘하지만
예민한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 것.
말 걸기 어려운 가시 돋친 사람이 아니라
생각이 기대되는 날카로운 사람이 되는 것.
그것에 무례하지 않은, 진정 예민한 사람이 되는 길이다.
p. 154
언제나 시작보다 끝맺음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
올해의 시작보다 끝이 나아졌는지,
입학보다 졸업이 빛났는지,
입사보다 퇴사가 더 의미 있을지,
태어났을 때보다 죽을 때 더 행복할지.
p. 163
앞으로 우리가 걸어갈 모든 여정에서 내가 경험하는 모든 것들이 나라는 사람에게 다 녹아들 테니, 조급해하지 말자.
p. 224
특별하게 바라볼 줄 아는 사람의 눈과 손을 거치면 별것 아닌 것도 특별해지듯, 뭉툭함을 다듬어 뾰족하게 만드는 것은 태도에서 시작된다 믿는다. 태도라 말하니 거창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다른 말로 하면 ‘사소한 것을 위대하게 바라보는 힘’이다. 영감을 얻으려면 집요한 관찰이 필요한데, 집요한 관찰이란 결국 사소한 것을 위대하게 바라보는 힘이 아닐까. 거리에서 들리는 음악이,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이 내게 ‘의미’가 될지 아닐지는 나의 태도에 달렸다. 얼핏 쓸데없어 보이는 것도 쓸모 있게 만드는 사람이 마케터인 것처럼. 세상에 하찮은 것은 하나도 없다. 하찮다고 바라보는 태도만 있을 뿐.
p. 234
좋은 날씨를 기대하는 삶보다, 날씨를 맞이하는 삶을 살자고 다짐한다.
p. 256
누군가에게 편지를 쓸 때면 시간이 잠깐 멈춘 듯한 기분이 든다. 글을 쓸 때는 대개 나에게 집중하는데, 내가 아니라 오롯이 상대방에게 집중하게 해준다는 점이 편지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문득, '적자생존'이라는 말이 생각이 났습니다. "적는(=기록하는) 사람만이 살아남는다"라는 건데, 이 책을 읽고나니 더욱더 공감이 되어 고개를 주억거리게 되네요. 기록의 쓸모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는 말입니다.
❑ 같이 읽어보면 좋은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