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9월, 악으로 깡으로 버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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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했던 9월, 최악의 하락장이었다.
끝을 모르고 추락하는 주가와 파랗게 질려버린 계좌를 보며 마음 아파야 했던. 바닥이라고 생각했는데 지하실이 있었고, 지하실의 끝이 어디인가에 대해 충격과 공포를 느꼈다. 하락장을 온몸으로 겪어보니, 전신을 뚜드려 맞은 것처럼 멘탈이 얼얼하고 아프다. 무섭다. 이 하락장의 끝은 어디일까?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악으로 깡으로 버텨내는 수밖에.
그저 본업에 집중하면서, 열심히 원화를 채굴하면서, 이 하락장을 견뎌내자. 다시 쨍하고 해뜰날 돌아오겠지!
🧗🏻♀️ 클라이밍을 시작했다!
9월에 가장 잘한 일이라고 꼽은 것 중 하나가 바로 운동을 시작한 것이다. 헬스는 하기 싫고(PT를 받아야 제대로 운동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예전에 해봤던 요가나 필라테스 말고 다른 거 없을까 고민하다가 도전한 클라이밍!
혹시 클라이밍이 너무 힘들거나 잘 안 맞을까봐 1회 강습권 체험을 해봤는데 정말 너무 재밌었다. 클라이밍 하는 순간에는 오롯이 그 순간에 집중할 수 있어서 좋다. 아무 생각이 안 들고, 단지 저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 내 손과 발을 어디다 두고 움직여야 할까 하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복잡했던 머릿속이 명료해지는 느낌이 든다. 원씽 -
내친김에 한 달 강습권을 끊어 기본 자세부터 차근차근 배우고 있는데, 가르쳐주시는 강사님도 재미있고 함께 배우는 사람들도 좋다.
클라이밍 암장에 들어설 때 느껴지는 그 활기찬 느낌이 좋다. 클라이밍 하는 날이 기다려진다. 하루 종일 바쁘고 정신없이 일하다 피곤함에 절어 갔는데도 어디에선가 에너지가 퐁퐁 솟아나는 느낌이다. 이래서 운동을 해야 하는구나 다시 한번 깨닫게 되네. 삶의 활력소이자, 스트레스 풀 수 있는 액티비티가 되어준 클라이밍이 너무 고맙다!
👨👩👧👦 큼직한 가족행사와 함께 했던 -
9월에는 큼직한 가족행사가 있었다.
고모님 환갑 기념으로 남편과 아주버님, 그리고 주인공이신 고모님과 함께 1박 2일 횡성 여행을 다녀왔다. 파워 J인 아주버님이 여행 코스를 잘 짜주셔서 맛있는 것 먹고, 좋은 것 구경하고, 즐거운 시간 보낼 수 있어서 매우 감사했다.
횡성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횡성 한우 소고기 먹방.
때깔부터가 남달랐던 영롱한 횡성 한우, 입에 들어가는 순간 살살 녹더라. 고기가 너무 좋아서 나는 절대 비건은 못 될 듯...😂 이 맛을 어째 잃어... 정말 좋은 플렉스였다... 돈 많이 벌어서 한우를 밥 먹듯 먹는 삶을 꿈꿉니다...🥩
전망 좋은 횡성호에서 인생샷도 찰칵!
이날 날씨도 정말, 정말 좋았어서 아무렇게나 막 찍어도 이쁜 사진이 한가득 나왔다. 횡성호가 한눈에 보이는 카페에서 고소한 라떼 마시면서 소소하게 대화도 나누고 멋진 풍경 바라보며 아무 생각 없이 멍 때릴 수 있어서 행복했던 시간.
9월 마지막 주말에는 엄마 생신을 축하드리러 춘천에 다녀왔다. 담백하고 슴슴한 오리고기로 보양하고 선선한 가을 바람 맞으며 함께 공지천 산책도 하고.
호다닥 갔다가, 호다닥 돌아온 것 같아서 너무 아쉬웠지만 그래도 짧게나마 부모님을 뵐 수 있어서 감사하고 행복했다. 바리바리 싸주신 반찬과 간식들은 덤. 늘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뿐이다.
💻 플랫폼 파트의 끈끈한 뭉침력
속상한 일도 있었고 감정의 앙금이 남아 꽁해있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중요한 것은 소통이라는 사실을 또 한 번 깨달을 수 있었던 계기가 있었다. 대화를 나누면서 서로의 감정을 이해하고 솔직한 마음을 전달하면서 그 사람을 이해하고, 내 감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덕분에 우리 파트 구성원들은 좀 더 단단해지고, 끈끈하게 뭉칠 수 있게 된 것 같다.
8월에 이어 9월에도 역시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는 사람이 생기고 우리는 꾸역꾸역 빈자리를 메워나가며 힘들어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이기 때문에 이겨낼 수 있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랜덤 런치로 식사 마치고 나서 함께 먹는 꾸덕한 황치즈버터바와 고소한 라떼. 내 행복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런 시간들이 앞으로도 자주 있기를 희망한다.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라는 것을 실감하게 되는 순간들.
🤔 마지막으로 -
9월의 문장 첫 번째로 뽑은 성장에 관한 내용.
그 당시에는 그렇게 힘들었던 일이 지금 보면 아무것도 아니게 느껴질 때, 성장했다고 체감할 수 있는 거구나. 너무 멋있는 문장이다. 가슴속에 강하게 박힌 9월의 첫 번째 문장.
9월에는 유난히 동기부여가 떨어지는 순간들이 많았는데, 그때 나를 잡아준 또 다른 문장이다. 프로는 스스로에게 동기부여를 한다. 동기부여가 어렵다고 구시렁거리는 나는 아직 아마추어구나, 멀었구나. 징징거리지 말고, 남 탓하지 말고, 상황을 탓하지 말자. 프로답게 오늘도 좋아하는 일을 하자.
9월 22일을 기점으로, 2022년이 D-100일 남은 시점이 되었다. 곰이랑 호랑이도 100일 동안 마늘과 쑥을 먹고 사람이 되었다는데, 100일이라는 시간이 상당히 큰 의미로 다가온다. 22년의 남은 날들을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도록, 그리고 마무리할 수 있도록 10월도 파이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