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경제 흐름 전망 - 신한 오건영 부부장
안녕하세요, 기획자 호이입니다.
작년 한 해 동안에는 테마성의 뉴스만 관심 있게 보았다면, 올해부터는 거시적인 경제 흐름에 대한 관심도 키우고 경제를 이해하는 기초체력을 튼튼하게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요. 그런 노력의 일환 중 하나로 유튜브에서 신한은행IPS본부 오건영 부부장님의 2021년 경제 흐름 전망에 관한 영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영상은 MBC 뉴스외전에서 20년 12월 30일 자로 방영된 내용이구요.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시면 됩니다. 저는 영상을 보면서 공부했던 내용 위주로 간략하게 적어보겠습니다.
지금 상황만 보면 경기가 굉장히 안 좋은 것 같지만 1년 후를 비교해봐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1년 후에는 분명히 달라질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고, 여기에 대한 강한 확신은 백신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이런 반문이 가능하다. "백신이 나오고 경기가 회복될 때까지 시간이 꽤 많이 걸리지 않겠는가?"
그러나 현재 각국의 중앙은행을 비롯한 재정부에서 굉장히 많은 재정 부양을 해주고 있기 때문에 이것만으로도 경기가 충분히 회복될 때까지 돈을 뿌려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존재한다. 그래서 결국 이런 기대감이 실제로 현실화된다고 하면 지금 시장에서 전망하고 있는 것처럼 현재보다 더 높은 가격대를 예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이 기대감이라는 게 과연 실제로 현실화될지의 여부다. 또한, 금융 시장이라는 게 정체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생명체처럼 동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시장이 좋아질 경우 정책 입안자들은 계속해서 과도하게 돈을 뿌리는 것이 아니라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돈줄을 조이려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정리를 해보면 앞으로 시장이 마구 오른다 or 마구 떨어진다기보다는 분명 속도조절이 필요할 것이고, 2020년보다는 상당히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게 될 것이다. 상승 추세를 이어가더라도 중간중간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 나타나는 울퉁불퉁한 형태의 시장이 펼쳐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 Comment: 주식 시장은 예측이 아닌 대응의 영역. 나 같은 일개 개미는 섣불리 시장을 예측하기보다는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다양하게 살펴보면서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대응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
경기가 살아나면서 회복의 싹이 트기 시작하면 시장 금리가 같이 뛴다. 중앙은행에서는 물가가 오르는 것에 대한 위험성 때문에 바로 금리를 올리면서 대응을 하는데 과거 중앙은행에서는 선제적인 대응을 했다. 선제적 금리 인상이라는 게 시장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조치인데 최근 중앙은행의 스탠스를 보면 회복하는 모습이 충분히 확인이 되면 그때 비로소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다만 금리를 올린다 or 내린다를 떠나서 더 많은 돈을 뿌려줄 것이라 예상을 했는데 예상만큼 돈을 안 뿌려주면 시장에서 그 기대감을 채우지 못해 실망하는 모습이 보일 수 있다. 이 점에 대해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 Comment: 특정 현상에 대해 시장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기만하게 살펴보는 것이 매우 중요.
지금 FED를 비롯해 각국의 중앙은행이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 돈을 너무 마구잡이로 뿌리게 되면 이 돈이 자산시장에 버블을 만들지 않을까. 이 점에 대해 굉장히 큰 두려움을 가지고 있고 '금융 안정'이라는 얘기가 많이 나온다. 첫 번째가 버블에 대한 경계이고, 두 번째가 달러 약세에 대한 고민인데. 달러 약세에 대한 전망이 지속되고 이 상태에서 달러 공급이 늘어나 달러가 큰 약세를 보이게 되면 시장에서는 심리가 따라붙으면서 달러가 크게 주저앉아버리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여기서 포인트는 미국도 달러의 약세는 원하지만, 달러의 급격한 약세는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달러가 급격하게 약세로 가게 되면 달러의 위상이 떨어져 버리는 문제가 발생한다. 그러면서 미국 자산에 대한 매력이 떨어지게 된다. 따라서 미국 자체에서도 돈을 너무 많이 뿌리는 것에 대해서 경계를 할 것이라고 본다.
다른 나라 입장에서도 달러가 약세일 경우 자국 통화가 절상이 되어 수출이 어려워지게 된다. 따라서 너무 빠른 자국 통화의 절상은 제어하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속도 조절이 나타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과거 데이터를 보면 금과 달러는 반대로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최근에 보면 달러가 약세인데 금도 약세라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을 하실 수 있는데 작년을 보면 달러가 강세인데 금도 마찬가지로 강세였다. 움직임이 달라졌다는 생각이 들 수 있는데, 금과 달러 자체를 비교하지 말고 이렇게 봐야 한다.
금은 실물화폐의 대표, 달러를 비롯한 다른 통화들은 종이화폐의 대표다. 종이화폐는 찍어낼 수가 있고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굉장히 많은 돈을 찍어냈다. 종이화폐의 공급이 엄청나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실물자산의 대표인 금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는데 최근에 백신이 나오면서 돈을 덜 뿌려도 되지 않나 하면서 금이 밀리고 있는 것이다.
또한, 종이화폐 내에서도 원래는 미국이 굉장히 강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중국이나 한국이라든지 다른 나라들의 경기가 빠르게 회복하면서 종이화폐 내에서도 달러가 밀리는 것이고. 이 종이화폐 전체 대비로 금이 그 밑에 있다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다.
→ Comment: 이 부분에 대해 궁금했는데 아주 명쾌하게 설명해주셨다. 상대적인 관계로 치고 밀리고 하는 자산의 움직임이 매우 흥미롭다.
인플레이션을 판단할 때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국제 유가라든가 달러의 경우 금융 시장에서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중앙은행에서 이를 보고 물가를 판단하기 어렵다. 그래서 가장 많이 보는 게 가격 변동이 잘 나타나지 않는 것들인데. 한 번 올라가면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그런 것들을 살피는데 대표적인 게 바로 임금이다.
고용이 좋아지면 임금이 올라가지 않나. 임금이 한 번 올라가게 되면 임금이 오른 것 때문에 항구적인 지속 가능한 인플레이션이 만들어진다. 이를 진성 인플레이션이라고 한다. 백신이 나오면 지금 코로나 사태가 빠르게 해결이 되어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로 복귀하고 경제가 회복되어 임금도 상승되고 인플레이션이 나타나면서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케이스가 낙관론자들이 얘기하는 대표적인 시나리오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이렇게 장기화될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고 벌써 거의 1년이 다 되어간다. 이 기간 동안에 미국의 경우 영구 실업자가 370만 명에 달한다. 이 얘기는 코로나가 사라지더라도 다시 돌아갈 일자리가 없다는 것이다. 경제가 회복되고 일자리가 복구되고 임금이 상승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그렇게 때문에 지금 이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을 논하기에는 조금 성급하지 않나 생각한다.
실제로 가능한 얘기다. 지금 코로나 때문에 공급은 줄었는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경우 여기에 인플레이션 인자가 존재한다. 실제로 이번 FOMC에서 금리를 결정할 때 이와 동일한 질문이 나온 적이 있다.
여기에 대해 파월 의장이 얘기한 것은 FED에서는 물가를 판단할 때 현재 물가가 상승한 것만을 보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올해도 오르고 내년에도 오르고 물가가 지속 가능하게 오르는 지를 보겠다는 것이다. 억눌려 있던 소비가 한순간에 폭발해 일시적인 물가 상승을 만들 수는 있어도 임금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는 이상 물가도 다시 주저앉을 가능성이 있다.
기본적으로 경기가 회복세로 접어드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한다. 가장 큰 이유는 경기를 볼 때 전년 대비해서 보는 경향이 많은데 2020년 코로나로 인해 가장 큰 충격을 받았던 게 3~4월이다. 2021년 1, 2분기는 기저효과로 인해 경제가 회복되는 측면이 나타날 것이다.
다만 시장에서 기대한 낙관론이 상당히 강한데, 코로나가 끝난다고 해서 예전 모습대로 바로 돌아갈 수 있는 게 아니다. 현재 부채가 굉장히 늘어 있는 상태이고 일자리를 다시 만들어야 하는 문제가 분명 있다. 아마 굉장히 오랜 기간 동안 힘들어하는 모습이 나타나지 않을까 싶다. 회복에 대한 기대와 이 기대만큼 실물 경제가 따라가지 못하는 이격 현상 사이에서 시장이 갈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현재 주식 시장이 굉장히 뜨겁기 때문에 포트폴리오의 상당 부분이 주식으로 편중되어 있는 경우가 많을 텐데, 이럴 때일수록 안전자산에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나 싶다. 시장에 또 다른 돌발 변수가 발생했을 때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도록 달러라든가, 금이라든가, 채권 등 안전자산을 조금씩 담아놓는 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 Comment: 결국 어느 한 자산에 몰빵 하지 않고 리스크 헷지 차원에서 골고루 담아놓는 포트폴리오가 제일 안전. 조금 덜 벌어도 덜 잃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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